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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지원가 복지말고 노동-입장문
날짜 : 2023.11.06
첨부파일 : 노동-입장문-사진1.jpg (613.06 KB)
[입장문] 동료지원가 사업, 보건복지부가 아닌 반드시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라!
"동료지원가, 복지 말고 노동!!"
지난 10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2024년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이하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을 전부 없앴습니다. 동료지원가 사업은 2019년부터 시작돼 중증장애인의 사회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한 최초의 장애계와 정부의 협력 사업입니다. 우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 일이 얼마나 영원처럼 소중해야 하는지 우리가 왜 이 일자리를 해야 하는지 국회의원과 시민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누군가는 우리에게 슬며시 물어봅니다. 동료지원가 사업을 ‘고용노동부’가 아닌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요. 하지만 저희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아닌 고용노동부에서 동료지원가 사업을 운영하십시오.
첫째,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는 우리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사회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우리 중증장애인은 늘 사회의 ‘부담’이나 ‘비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중증장애인의 복지 때문에 나라 살림에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구성원이기에 당연히 받아야 하는 우리의 몫을 받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중증장애인을 위해 복지 예산을 올렸다고 말할 때도 실상은 중증장애인의 사회활동을 보장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등이 아니라 우리를 가두는 장애인거주시설 그리고 우리를 불쌍한 존재로 만드는 사회복지재단의 예산이 더 많이 올라갔을 뿐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우리 중증장애인의 몫도 있음을 생각조차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회는 노동하는 사람만이 이 사회의 몫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일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중증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사회 ‘문제’로 취급 받습니다. 우리는 여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문제로 취급되었을 때 겪었던, 그러니까 우리가 중증장애인으로 살며 겪은 수치스러운, 좋은, 슬픈, 기쁜 일들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혼자 또는 동료와 함께 해결했던 일들을 다른 중증장애인에게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작은 말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료지원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할 때 느끼는 초라한 외로움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응원하는 방법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내가 눈을 들면 어딘가에는 나를 기다리는 다른 사람이 있음에 위로를 받습니다. 이럴 때, 이 세계와 부딪히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른 동료를 노동의 현장으로 끌어 당길 수 있는 용기도 생깁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이 노동은 늘 우리를 ‘돕는다’고 말하는 비장애인 사회복지사, 의사, 공무원이 하는 일 아닌가요? 다만, 이제 우리 중증장애인 스스로가 덜 흔들리도록 서로를 잡아주며 비슷한 사람을 도울 뿐입니다. 동료지원 활동으로, 우리 동료지원가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노동’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 ‘동료지원활동’은 중증장애인의 고유한 ‘노동’입니다.
동료지원가 일자리는 바로 이런 우리의 경험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아무도 감히 흉내를 내거나 따라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그 누구도 우리 중증장애인을 사람으로 귀하게 여기지 않고 우리의 경험을 쓸모 없다고 말할 때, 우리 스스로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만든 우리의 노력이자 노동입니다. 이 노동을 하는 사람이 3,202명의 참여자를 만난 바로 187명의 동료지원가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노동은 비장애인이 하거나 다른 일로 대체조차 가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동료지원가는 비장애인이 우리를 흉내 내는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 공무원 등에게 질문만 받고 대답하는 사람에서 우리의 동료에게 당신의 마음은 괜찮은지, 같이 일하면 어떤지 질문하며 말을 거는 사람이 됐습니다. 질문하는 중증장애인. 이것은 우리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만이 할 수 있으니 노동일 수 밖에 없는, 아주 고유한 우리만의 일입니다.
동료지원가 사업을 폐지하려고 했던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이제 우리를 똑바로 봐주세요. 우리가 하는 일이 ‘고유한 노동’임을 인정하십시오. 우리가 하는 일이 노동임을 알았다면 고용노동부가 동료지원가 사업의 예산을 운영하십시오. 보건복지부가 이 사업을 운영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감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조차 못한 ‘중증장애인’과 ‘노동’을 두 단어를 연결해 보십시오. 그럴 때, 우리 중증장애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노동의 자리를 함께 더 넓힐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만들 수 있는 우리만의 멋진 일자리와 노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다 같이 상상하며 즐겁게 고민할 수 있습니다.
셋째, 동료지원가 사업, 보건복지부가 아닌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십시오
우리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는 복지 일자리가 아니라 노동 일자리를 원합니다. 나라에서 주는 적은 돈을 벌벌 떨며 쓰고 복지가 언제 끊길지 몰라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복지 수혜자’로만 불리는 삶을 거부합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무엇이 노동인지 누가 노동자인지 빨간펜을 들고 고치려고만 하지 마십시오. 우리 삶에서 길어낸 경험이 어떻게 노동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모르겠다면 우리에게 질문하기 바랍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중증장애인도 노동할 수 있다”는 점을 회피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똑바로 그리고 정직하게 인정하기를 바랍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노동의 자리와 우리가 만난 중증장애인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어갈 노동의 세계가 무엇일지 궁금해 하고 우리의 노동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우리는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에게 외칩니다.
동료지원가 사업, 보건복지부가 아닌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라!
다시 한번 아주 크고 정확하게 외칩니다.
동료지원가 복지 말고 반드시 노동!
그러므로 다시 한번 아주 크고 정확하게 외칩니다.
우리는 노동하는 동료지원가다!
2023년 11월 6일
동료지원가 사업폐지 대응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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